하늘이 어둑어둑하더니 비가 오나 했는데 눈이었다. 생각보다 많이 오래 그리고 재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예쁜 것 같기도 한데 뭔가 처량한 것도 같다. 이런 모순된 마음을 동시에 느끼는 이유는 날씨보다는 내 마음이, 정확하게는 감정의 진폭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투두리스트에 현재 글쓰기는 없었는데 지금의 모순되고 안정적이지 않은 감정을 해소하고 객관화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예정하지 않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굳이 강조해서 적은 이유는 평소 잘 못했던 '우선순위에 따른 시간관리'를 제대로 실행해보고 싶어서다.)
나는 현재 전북대 K.bean 로스터리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다. 연속 이틀째 따뜻한 브루잉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맛이 참 좋다. 원두 종류 및 설명, 메뉴 구성, 안내 등 제공되는 서비스를 보면 커피에 대한 애정과 철학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공간은 크지 않는데, 테이블과 의지가 편하고 음악도 조용해서 작업 환경으로도 제격이다. 정리하면 카페 방문자를 매우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이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페이다.(카페 내용은 이제 그만...)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에서 내 마음과 생각을 돌아봤다. 여기서 나의 골칫거리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과거를 회상하며 비교가 시작되는 것이다. 가령 전북대 17학번이 감정평가사에 붙었다는 플래카드를 보고 "와 나보다 10살이나 어린데... 근데 난 지금까지 뭐했지?"같은 식이다. 그때 나의 인식에 크나큰 오류가 발생한다. 저런 친구들을 평균값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평균값 설정의 오류에 빠지면 그 순간 나는 평균 이하가 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의 주장을 동의한다면, 평균이라는 값은 해당 모수 가운데 나의 위치 값을 나타낼 뿐, 단일한 의미 지표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쉽게 말하면 평균은 그저 수치이다. 평균보다 높은 좋은 것, 낮으면 나쁜 것이 결코 아니다. 실제가 아닌 허상이기 때문이다. 난 이 오류에서 잠시 허우적댔으나 제대로 된 실체를 마주하고 난 후 벗어났다.
실체는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투두리스트를 작성했고, 노무사 시험 과목과 작년의 최신 기출문제를 살폈다. 1차 객관식은 총 5과목, 2차 논문형 총 4과목이다. 솔직히 문제를 보고 잠시 쫄았다. 특히 2차는 무슨 말인지 들어오지 않았다. 또 나의 지랄 버릇이 튀어나왔다. "어렵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조금 전 문제가 비교와 평균의 오해 및 오류였다면, 지금은 내 자신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같은 것이다. 수험에선 과신조차 필요한 덕목이라고 하는데 뿌리 깊은 불신이라니. 여기서 난 다시 한번 더 천천히 문제를 들여다봤다. 실제 시험을 치른 적이 없기에 수험 시간에 대한 정확한 계측은 안됐지만 뭐랄까 단전에서 혹은 뇌의 일부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확신 같은 단단한 감정을 느꼈다. 내가 한 건 그저 딱 한 가지, 해야 할 것을 정한 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본 것뿐이다. 물론 모든 영역에서 통용되는 것은 아니겠으나, 현재 내 처지가 막막하고 답답할 때, 남과 비교되고 한없이 무기력해질 때 이 방법이 꽤 유용할 것 같다.
바로 내가 해야할 일을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그 일을 한 걸음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흔들렸던 방향이 바로 잡히고 잡념이 사라졌다.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 나의 마음이 다시 차분해지고 한결 침착해졌다. 다음 투두리스트는 책모임 뉴멤버에게 전화해서 공지 및 안내사항을 전하는 일이다. 지금 바로 시작해야겠다.
(*투두리스트와 함께 투필리스트(to feel list), 투비리스트(to be list) 작성도 좋다는 것을 유튜브를 보고 알았다.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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