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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화된 시험의 늪

2022-2024/노무사 수험일지

by 고민의 쓸모 2023. 9. 2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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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몇 달 째 토익이 내 발목을 쥐고 있다. 2년 전과 같이 올해도 시도했던 한 달의 도전은 대차게 실패했다. 문제는 재작년보다 더 수렁에 빠졌다는 점. 현재까지 최고점은 2주 만에 처음 봤던 시험이다. 그 이후 100점 가까이 미끄러지더니 유치하기 짝이 없는 수준의 등락폭을 보이며 하락세를 이어갔는데 오늘 그 정점을 찍고야 말았다. (처음 있는 일인데) 알씨에서 대략 30개 가까이 찍어버린 것이다. 표준화된 시험의 늪에 단단히 빠진 것 같다. 

 

2. 

노력의 배신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간 나는 하루 상당한 시간의 노력을 인풋했다. 노력의 방향도 중요했기에 전략도 세웠다. 그러나 실전에서 인풋한 만큼의 아웃풋은 나타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까 아웃컴이 그랬겠지) 그렇다면 연습과정에서의 투입과 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내 지능이라는 변수는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고유한 내 자존감마저 무너지게 될까봐) 도대체 노력의 어떤 과정이 문제였을까. 무엇이 문제였길래 공부를 하는데도 점수가 떨어질까. 이쯤 되면 전문가에게 어떠한 상담이나 수업 등을 받아야 건가? 과거에 이미 내가 원하는 점수를 확보한 경험이 있는데도? 

 

3. 

제목을 토익의 늪이 아닌 표준화된 시험의 늪이라고 적었다. 왜냐면 노무사 수험의 최소 자격에 해당되는 토익 700점도 이리 어려운데, 그보다 훨씬 더 어려운 노무사 수험을 내가 과연 넘어설 수 있는 것인지 회의가 들었기 때문이다.(실은 이럴 때마다 '자격 미달' = '지능 미달'이라는 변수가 내 심기를 상당히 괴롭히곤 한다.) 여튼 최근 겪고 있는 표준화된 시험의 늪은 단순히 그 문제에 그치지 않고 실존 및 신앙의 회의로까지 번지게 했다. 고작 토익이라는 놈 하나 때문에 '도대체 나란 놈은 왜 존재하나 혹은 하나님이라는 분은 내 삶에 아무런 관심이 없나' 하는 지경에 이르르다니.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 아니 잘못된 정도가 아니라 내 스스로 창피했다. 토익 따위가 내 자신을 규정하고 하나님을 제한케 만들다니. 

 

4. 

붙여야 할 진짜 제목은 '어리석음의 늪'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 연거픈 노력의 실패 혹은 배신으로 인해 서글프다 못해 억울해버린 나머지 비논리와 비합리라는 어리석음의 늪에  빠져버렸다. 따지고 보면 자원(돈과 시간 등)은 충분하다. 내 생각과 마음이 뒤틀린 게 문제다. 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한 나머지 해서는 안 되는 결론을 너무나 쉽게 내버렸다. 과연 내가 진짜 소망하는 바는 무엇인가. 내가 목적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 목적을 위해 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전의 숱한 실패는 다음의 아름다운 성공을 위한 소중한 데이터가 아닌가. 그리고 기회가 아닌가. 무엇 떄문에 이리 조급하고 두려워하는가. 모두 추상적인 것들 아닌가. 실존하지 않는 것들 아닌가. 

 

5. 

오늘 설교에서 들은 것처럼, 내가 원하는 것은 단순하고 유치한 구원인 것 같다. 무언가 움켜쥐고 놓고 있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은 내 안의 야망, 타인으로부터의 인정, 지식과 외모, 통제하고 싶은 욕망 등. 그러나 그분이 원하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구원이다. 그 구원을 통해 나를 당신의 아들의 위상에 걸맞게 아름답게 빚어갈 것이다. 현재 내가 느끼는 늪은 그분의 배려 있는 괴롬힘이다. 그래야 그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이상 교만과 욕망이라는 어리석음의 늪에서 허우적대지 말고, 주께서 내게 주신 것들을 되새기며 내가 해야할 것들을 다시 성실하게 해나가자. 나보다 월등하게 성실하고 선하신 그분께서 반드시 모든 것을 이끌어 가고 완성시킬 것이다.

 

스스로 돌아보는 회고의 최고봉은 주께 돌아가는 것. 주의 늪에 내 삶을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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