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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주차 | 도피

2022-2024/노무사 수험일지

by 고민의 쓸모 2022. 5. 23. 22:03

본문

1.
1차 시험의 결과를 받아들인 뒤, 정확하게 한 주가 흘렀다. 나는 이전 글에서 2차 준비에 돌입하겠다는 결심을 피력했다. 그 전에 새로운 준비와 계획의 선행작업이 필요했다. 노무사 수험 시장에 처음 발 딛은 몇 달 전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수의 합격수기를 다시 훑어봤다. 새롭게 본 글도 있었다. 전에 사용하던 주중 계획표를 보강했다. 그리고 남은 15주만큼의 분량만큼인 15장을 출력했다. 오는 9월 시험 전까지 어떻게 인풋하고 아웃풋해야 합격의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을지 머릿속에서 계속 고민했다. 그동안 봐왔던 유튜브 공부법 영상 또한 재탕삼탕하며 저자의 의도가 담긴 콘텍스트를 파악하려 노력했다. 재기와 도약을 위한 한 주였다.

2.
이러한 경향과는 반대로 '도피'했던 한 주기도 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나름 빡세게 밀어붙인 3개월 이후 의도치 않게(?) 맞은 여유는 이를 악문 결심의 결박을 생각보다 쉽게 느슨하게 만들었다. 여유롭게 낮잠도 자고, 맛있는 음식도 해먹었다. 보고싶은 영상도 골라봤다. 특히 설교영상과 신앙도서를 주로 찾았다. 삶과 신앙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없어서 아쉽긴 했지만 그 아쉬움을 설교자 및 저자와 대화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3.
순간 나는 어디로 도피했는지를 생각했다. 시편 기자가 주로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에게로 도피했는가 아니면 그저 현실 도피였던 것일까. 솔직하게 말하면 둘 다였던 것 같다. 공부방법을 재정비한다는 명목으로 쉬다보니, 그리고 올해 2차 대상자는 내가 아니라는 사실이 현실로 받아들여졌던 탓일까. 거부할 수 없는 안도감에 내 심신은 그야말로 무장해제된 것 같다. 이윽고 반대급부로 발동하는 "지금 이래서는 안되지"라는 위기감은 내가 왜 이 힘든 수험을 해야하는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나에게는 빅퀘스천인 이 고민과 질문을 들고 그분을 찾아갔다. 이 행동의 의미는 "제게 답을 주세요. 저 어떻게 해야하죠?"라기보다는 "저 이거 잘 해내고 싶어요. 지켜봐 주세요. 주님과 함께 완수하고 싶어요."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난 그분의 세계로 도피했다.

4.
안다. 주어진 삶이 살아가야 할 현실은 하늘이 아니라 땅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완전한 현실(세상)도피 혹은 완전한 하나님께로의 도피는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는 것을.
불완전하고 불합리한 이 땅에서 완전하고 합당한 하나님 나라를 이룬다는 말에 대해 나는 조금 더 깊이 숙고하고 묵상할 필요가 있다.

5.
내가 한 이중적인 도피가 둘 중 어느 하나에 올인하거나 혹은 둘 모두를 놓쳐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이중적인 도피를 통해 이 곳에서 저 곳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왜냐면 예수께서도 이중적 도피를 수도 없이 경험하신 후 십자가에 매달리셨으니까.

"자 이제 노동법에 도피해볼까?"
(오 주여)


도피 중 득템(당근마켓/3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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